제목 : 고향 가는 길
아주 오래 전에는 고향 가는 길도 줄거워서 발 걸음은 심장이 쿵쾅 거리기도 하였지.
망망 해협을 건너 왔는데 반겨줄 사람은 있나 모르겠네..........
사랑스런 나의 아이를 닮은 동네 꼬마 녀석들 애 아빠가 되어 산 너머로 간다네
난 나이를 잊고 살았나?
동네 어르신들 하나 둘 북망산으로 들어 가시고 흔적을 남겨 두셨네.
산으로 들로 날뛰던 망아지 같았던 청춘은 이제 백발을 휘날리려 한다.
그리운 내고향 산골은 푸르름은 잊지 않았는데 정이 그리워 빈독이 되어 버렸다.
나홀로 빈 독에 정을 채우자니 이 길이 얄밉다.
풀 밭에서 뛰놀던 옛 동무들아 항아리에 물을 말고 정을 채워 주지 않으련?
태평양을 건너 늦게야 왔지만 갖고 온 정은 고이 독에 내려 놓으련다.
고향 길에 한 적한 것 보다는 들꽃이라도 반겨 주면 좋으련만 고향은 추억만 자꾸 내어 놓는구나.
집 어귀 하나에도 손 때가 묻어 나는데 고향집은 옛정에 파묻혀 사는구나.
정감이 가득 묻어 나던 장독대와 수돗가 그리고 청마루...........
한 켠 귀퉁이에 고향을 찾아온 너 가마솥에 밥을 지어 줄 장작이 나를 반긴다.
누렁이는 날 마다 밥달라고 보챘는데 이젠 여행을 떠났다
힘 장사라고 논 한 두마당은 거뜬히 갈아 엎었는데...............
맛나는 옥수수는 알알이 영글어도 따먹어 줄 이가 그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