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 밭에 가는 날 중에 보리를 수확 할 때가 제일 싫었다.
들판에는 맛있는 상동 열매가 유혹하고, 멍석딸기가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헌데 밭에 가서 부모님의 농사일을 거들어야 하는데 눈이 마주친 열매에 유혹의 손길은 마술이다.
한 두줌 정도만 따먹고 가야지 하다가 늦어서 혼나는 일이 다반사였다.
한 밤중에 비가 올것 같으면 밭으로 냅다 달려야 했다.
베어 놓은 보리를 비 맞히면 낭패기에 밤새 작업을하고 나면 졸린 눈을 비비며 학교로 가던날도 많았다.
이제는 아주 먼 옛날 일 같은데 불과 삼십여년전 일인데.........
그사이 현실은 너무 많이 변했다.
보리는 기계로 베면서 탈곡까지 해서 건조기로 말려서 포장하여 공판날만 기다리면 된다.
보리를 장만 하여 오면 미숫가루(제주어로 개역)를 얻어 먹을 요량으로 어머니를 무척이나 졸라 대기도 하였는데........
이제는 이러한 얘기를하면 애들이 이해는 커녕 원시적 얘기 한다고 할것이다.
티비는 흑백이고 컴은 구경도 힘들었고 카세트도 어려웠던 시절이 있었던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