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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어방

산철리(묘이장)

산철리를 허젠 허민 시가지가 꼬옥 셔사 헙니다.

(묘를 이장 하려면 세가지가 꼭 있어야 합니다.)

 

채암으로 솔믄 독새기가 셔사 헙니다.

(처음으로 삶은 게란이 필요합니다.)

솔믄 독새기는 조꼬띠 귀신들이 왕으네 여기 귀신 어디 가시니 물으민

(삶은 계란은 곁에 귀신들이 와서 여기 귀신이 어디 갔냐고 물으면)

눈이 어시난 뵈리지 못허곡, 귀가 어시난 듣지 못허고, 입이 어시난 곧지도 못허고.

(눈이 없으니 보지 못하고, 귀가 없으니 듣지 못하고, 입이 없으니 말을 못하고.)

 

두번채로 무쇠가 셔사 헙니다

(두 번째로 무쇠가 있어야 합니다.)

여피 잡귀신들이 자꾸 들어 가민 입이 어시난 곧지 못허곡,

(옆에 잡귀들이 자꾸 물어 보면 입이 없어서 말을 못하고)

눈광 귀광  어시난 뵈리지도, 듣도 못허곡 성질은 과라 놓고 허난

(눈도 귀도 없으니 보지도, 듣지도 못하여 성미는 급하고 하여)

이녁 몸뚱이만 보솨 대깁니다.

(자기 몸만 부숴 냅니다.)

 

시번채로 버뒤낭이우다.

(세번째로 버드나무입니다.)

조꼬띠 귀신이 물으민 버뒤낭은 가지 수정이 하노난

(곁에 귀신이 물으면 버드나무는 가지 수가 많아서)

보름 부는 양 이래 고리쳤당, 저래 고리치곡 헌덴 헙니다

(바람이 부는대로 이쪽을 가리켰다, 저쪽을 가리켰다 한다고 합니다.)

경해노난 귀신도 어디 간치레 몰라그네 초스지를 못헌덴 헙니다.

(그리하여 귀신도 어디로 갔는지 몰라서 찾지를 못한다고 합니다.)

 

 

* 참고로 이 때에 묘가 있던 자리에 꼽아 놓은 버드나무가 삽목이 되어 살아서 남는 경우가 더러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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