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한봉석
솔 내음이 고득 헌디
보리 익은 냄살이 드르에 코시롱
지름노멀 동지가 나 지레만이 크민
애몰른 사름이 질로 지꺼져라
댕길 때엔 돌멩이도 성가셔신디
트멍에 튼나게 허였주
저슬이 들어 가민
촐비는 소리가 드르에 고득 허곡
여름내낭 악살 허던 재열도
초집은 팬안헌 고냥인디
촐 밭디는 꿩들이 애조자젼
화륵을 쳐본들 밸수 어신디
내창은 소중기도 벗어 불곡
조꼬띠 이신 벗우침은 뵈림만
꺽깅이도 터럭만 쓸어 보주만
그자 둥그는 돌멩이나 벗 헐뿐이로고
표준어로 번역입니다.
살 내음이 가득한 곳
보리 익은 냄새가 들판에 향긋한데
유채꽃 꽃대가 내 키만큼 자라면
목마른 사람이 좋아 하네
다닐 적에는 돌도 귀찮았는데
때론 생각나게 하였지
겨울이 되어 가면
꼴 베는 소리가 들녁에 가득하고
여름 내내 소리쳐 울던 매미도
초가집은 편안한 쉼터였는데
꼴 밭에는 꿩들이 애가 타서
좌충우돌 해본들 별수가 없네
냇가는 속옷도 벗어 버리고
곁에 있는 벗은 구경만 하고
참게도 털을 어루 만져 보지만
그냥 굴러 다니는 돌을 벗삼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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