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경이
한봉석
땡볕이 내리쬐는 길가에서
사람도 가축도 밟고 간다.
자동차마저 이에 질세라
육중한 몸무게를 한 껏 자랑한다.
잎 하나 하나 맛있는 넘만 골라서
먹는 황소의 입가에 행복의 미소가 지어지고
때로는 번쩍이는 칼날에
이 내 육신은 집 밖으로 내쳐진다.
뜨거운 불가마에서
새로운 삶은 시작이 되어
새로이 태어난 삶은 속앓이
친구가 되어 세상 밖으로 나간다.
황소의 되새김이 시작될 무렵이면
우적 거리는 소리가 귓전에
들려올 즈음 내소임은 끝나나 보다.
*사진은 왕질경입니다.